▶위치: 캐나다 오타와(http://aviation.technomuses.ca)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항공박물관(Canada Aviation Museum)은 그 광범위한 전시품만으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추진한 ‘3대 컬렉션(Three Major Collections)’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3대 컬렉션이란 캐나다의 항공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춘 세 개의 항공 관련 박물관을 구성하는 정부 프로젝트다. 즉, 캐나다의 초기 항공기와 그 역사에 초점을 둔 항공박물관, 1차 세계대전에서 1950년대까지의 항공기

에 초점을 둔 전쟁박물관, 그리고 캐나다 공군의 역사와 관련된 군사용 항공기에 초점을 둔 왕립공군박물관 등을 말한다.

이 세 박물관은 1964년 오타와의 역사 깊은 록클리프공항 인근에 하나의 국립 항공컬렉션(National Aeronautical Collection)으로 통합, 일반에게 공개됐다. 1967년 국립 과학기술박물관 산하로 이관되면서 캐나다뿐만 아니라 세계의 항공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군용 및 민간용 항공기들을 확보해 현재는 120대 이상의 항공기와 엔진, 프로펠러, 계기, 장비, 풍동 모델 등 셀 수 없이 많은 전시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의 ‘캐나다항공박물관’은 2000년에 얻은 이름이다.

◎ 시공을 망라하는 다양한 항공기들

이 박물관은 캐나다 항공사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긴 하지만, 한 나라의 항공 관련 업적이나 항공 산업의 한 부분에서의 발전에만 국한하지 않고 평화 시뿐만 아니라 전쟁 시, 그리고 초창기부터 현재까지를 망라하는 수집 정책을 펴왔다. 그 결과 많은 다른 나라의 항공기들이 전시물에 포함돼 있고, 이 때문에 국제적인 호평을 얻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항공박물관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부시(Bush) 항공기 전시관은 이 박물관에만 유일하게 있는 특징적인 볼거리다. 부시 플라잉은 다른 교통 수단이 개발되지 않은 1910년대 후반부터 원거리의 불모 지역에 음식이나 약 등 중요한 생필품과 우편 및 화물 그리고 사람들을 수송하던 유일한 항공기 운송을 말한다. 특히 드넓고 황량한 캐나다 북부 지방을 남부와 연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캐나다 항공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항공기로는 캐나다의 첫 번째 부시 항공기이자 1917년부터 10여 년간 대표적으로 활약한 커티스 HS-2L이 있다.

또 다른 기종인 비버 DHC-2는 캐나다 부시 조종사들의 요구를 반영한 설계로 만들어진 기종이다. 비버는 기체가 전부 금속으로 돼 견고하며, 고양력의 날개와 플랩 구조로 많은 수하물을 싣고서도 단거리 이착륙 성능이 우수해 당시 다른 어떤 항공기보다도 많이 제작됐다. 또 하나 페어차일드 FC-2는 외딴 지역의 관측과 수색용으로 개발된 캐나다 환경에 매우 적합한 비행기였으며, 캐나다 북부의 화물과 여객을 수송하는 민간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중의 항공기로는 대표적인 복엽 전투기 뉴포트 17을 비롯해 최초의 금속제 비행기인 독일의 융커스 J1, 독일 전투기인 포커 DⅦ, 3엽기인 솝위드 트라이플레인 등이 있다. 1930년대 여객기로 보잉 247D, 록히드 10-A 등을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전투기로는 연합군의 키티호크Ⅰ, 머스탱 Ⅳ, 독일군의 하인켈 He 162, 수상정인 그루만사의 구스Ⅱ, 헬리콥터 시콜스키 R-48 그리고 수송기 등 상당수가 전시돼 있다.

◎ 체험 교육을 강조하는 박물관

전후 항공기로는 뱀파이어Ⅰ 및 Ⅲ, 세이버 6, CF-100 캐넉, F-104A, 미그 15기 등 전투기를 비롯해 최초의 터보프롭 여객기인 비커스 비스카운트, 벨과 시콜스키의 헬리콥터 등이 다수 있다. MiM-10B 슈퍼 보마크 미사일도 볼 수 있다. 1960년대 이후의 항공기로는 AV-8A 헤리어 전투기와 DHC-7 등 수송기를 비롯해 특이한 직렬 날개로 설계된 소형기 퀴키, 초경량 수상기인 스펙트럼 비버 등이 있다.

캐나다항공박물관은 방문객들이 모든 전시물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령별로 다양하게 준비된 이 프로그램들은 내용이 각 연령대에 맞게 재미있으면서도 교육적으로 짜여 있기로 유명하다. 취학 전 아동, 학교에 다니는 학생(학년별), 성인들에게 알맞은 주제와 커리큘럼을 담은 프로그램을 개발, 항공기와 항공에 관련된 지식과 교양을 체득하게 하고 있다.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박물관에서 하룻밤 체험의 기회도 주어지는데, 실제 비행기를 만져보거나 비행기 날개 바로 밑에서 잠을 잘 수도 있다.

성인들에게는 실제 비행의 기회도 주고 있다.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북부지역을 돌아볼 수도 있고, 또한 소정의 훈련을 마친 후 숙련된 조종사와 함께 조종을 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한 공휴일에는 낙하산 시범 등의 흥미진진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물론 방문객들은 무료로 이런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캐나다의 항공사에 대해서 초창기부터 제트기 시대에 이르기까지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곳 박물관의 항공 주제 전문 도서관을 찾으면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서관 직원들의 주제 전시 개발과 항공기 수리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자료들을 모아두었으나, 지금은 항공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역사 학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연구센터로 자리잡았다.

특히 일반 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술 매뉴얼 전시관은 조종사나 정비사들에게 자세하고 정밀한 비행 및 작업 절차를 제공한다. 또한 초기 비행시대부터의 사진 전시관은 1920~1940년대 항공 관련 사진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 자원봉사자 참여 많기로도 유명

또 다른 이곳만의 특징 중 하나는 공문서 전시관이다. 이곳의 장서 같은 전시물들은 에어캐나다와 같은 기업체 등에서 나온 것들로, 학문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사람이나 박물관 관리자들에게 매우 가치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자원봉사자들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일년 내내 박물관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도 있지만, 학생들처럼 방학 때만 와서 일을 돕는 계절별 봉사자도 있다. 이들은 박물관의 가이드 또는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지도교사나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꾼이 되기도 하고,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기증 비행기를 전시가 가능하도록 복원시키는 일을 돕기도 한다.

이 박물관에 가려면 승용차로 오타와 시내에서 동쪽으로 록클리프 파크웨이를 따라오다 북쪽의 애비에이션 파크웨이를 타면 되고, 대중 교통으로는 허드맨 역에서 오타와 129번 버스를 타면 박물관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 5월 1일부터 노동절인 9월 첫째주 월요일까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노동절부터 4월 말까지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