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나리타공항 남쪽(http://www.aeromuseum.or.jp)

일본 나리타공항 바로 남쪽에 위치한 항공과학박물관(Museum of Aeronautical Sciences)은 1989년 건립된 일본 최초의 항공박물관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일본의 항공산업 발전사를 소개하고 항공에 관한 과학과 지식을 계발하며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설립된 이 박물관은 일본 항공 역사를 소개함은 물론, 다양한 항공과학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항공과학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하거나 정기간행물 발행, 항공과학기술 조사 연구 등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 박물관은 1만5천600여 평의 대지에 원기둥 형태의 지상 2층 건물과 그 사이 5층 전망탑을 갖추고 있으며, 동쪽 2층에 800분의 1로 축소한 나리타공항 모형을 전시, 관람객들에게 공항의 다양한 설비와 기능을 보여준다.

◎ 비행기 분리해 주요 부품 전시

5층 전망대에 오르면 툭 트인 시야를 통해 나리타공항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관제탑에서 항공기와 교신하는 내용에 따라 움직이는 대형 점보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들의 이착륙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중앙홀 천장에 앙리 파르망 복엽기(Henri Farman Biplane)가 활공하고 있다. 1910년 도쿠가와가 일본 최초로 실시한 공개 비행의 주인공으로 실물 크기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그리고 상설박물관 기념품 코너에서는 각종 기념품 및 플라스틱 모델을 판매하고 어린 학생들을 위한 각종 체험 장치들을 설치해 박물관에 대한 친밀감을 갖게 한다.

중앙 홀 왼쪽의 서동에서는 9면의 멀티비전을 통해 비행의 원리와 일본의 항공산업 소개 등을 간략한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비행기를 주요 부분별로 분리해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놓고 있다. 특히 비행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을 기종별로 전시하고 있는데 보잉 747기의 실물 엔진을 비롯해 다양한 비행기 엔진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장착된 버튼을 누르면 전시 엔진이 작동해 관람객의 시선을 붙든다.

◎ 조종석에 앉아 직접 조작도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보잉 747기의 조종석 부분도 전시 중인데 관람객들은 조종석에 앉아 수많은 각종 계기들을 직접 조작해 보며 마치 자신이 점보 제트기의 조종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한편에는 객실도 전시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사진 촬영도 할 수 있고, 좌석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며 마음껏 승객 기분을 낼 수 있다.

보잉 747기의 내부를 빠져 나오면 20톤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보잉 747기의 항공기용 타이어와 동체의 단면을 전시해 항공기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일부 비행기를 만드는 재료를 전시, 재료별 특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수평 꼬리날개의 일부로서 비행기의 상하 방향을 조종하는 보잉 757기의 승강키도 전시하고 있다. 중앙에는 FA-200 실물 항공기의 주요 부분을 절개, 전시해 놓아 내부 구조와 구성 요소 등을 보여주며 항공기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 시뮬레이터를 통한 체험과 이해

2층에는 관람객들이 항공기 탑승과 조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조종사들의 지상교육에 사용되기도 하는 여러 종류의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는데 세스나(Cessna) 150 경비행기와 벨(Bell) 47 헬리콥터의 시뮬레이터에 탑승, 조종해 볼 수 있다. 각각의 시뮬레이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제작한 FS2000 소프트웨어를 장착, 여러 공항의 활주로 착륙을 체험할 수 있으며, 공항 주변의 기후 및 바람의 영향에 의한 비행기 동체의 움직임까지도 느낄 수 있다.

항공과학박물관의 대표적인 모의 비행장치로서는 DC-8 시뮬레이터를 들 수 있는데 최근 조종석과 객석, 각종 계기 등을 새롭게 단장했고 도쿄만의 비행 환경, 나리타공항, 하네다공항 비행장 등 비행 코스도 업그레이드돼 실제와 똑같은 환경으로 다양한 비행 경험을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는 에어포일(Airfoil)의 기본 이론을 알 수 있는 풍동 실험 장치를 설치, 즉석에서 실험을 통해 바람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했고, 바람의 속도와 압력, 공기 저항 계수가 수치로 표시돼 날개에 미치는 바람의 영향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사람이 페달로 돌리는 프로펠러로만 영불해협을 횡단한 고사머 알바트로스(Gossamer Albatross) 호의 원리를 응용한 인력비행기를 타 볼 수도 있다. 이 비행기는 관람객들이 조종석에 앉아 페달을 밟으면서 비행 느낌을 체험할 수 있으며, 컴퓨터로 비행한 속도와 거리를 측정, 조종자에게 탑승증명서를 발급해 주어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 2차 세계대전 사용 실물 항공기도

이 박물관의 옥외 전시장에는 주로 일본에서 활약한 기종들을 중심으로 10여 기의 비행기들이 전시돼 있다. 대표적인 고정익기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서 처음 생산한 중형 여객기인 YS-11, 1962년에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제작한 터보프롭 비즈니스기인 MU-2기, 일본 여러 신문사에서 취재 및 연락용으로 사용했던 세스나-195기, 비치사의 터보 바론, 세스나-411기, 1970년대 후지 중공업에서 제작한 프로펠러 비즈니스기인 FA-300, 조종 훈련용으로 사용됐던 비치 보난자 등이 있고, 헬리콥터 종류로는 시콜스키 S-62, 에어로스페셜 퓨마, 카모프 26 등이 있다.

이 박물관에서 특이한 사항 중 하나는 옥외에 있는 유료 탑승 항공기다. 항공 측량 및 사진 촬영용이던 에어로코멘더 680기, 조종 훈련용이던 헬리콥터 R-22기, 그리고 1960년대에 미국 세스나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감속기어장치가 있는 프로펠러기인 세스나 175기 등 3종이다. 기종에 따라 1인당 100~300엔을 지불하면 실제 탑승할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월별 행사 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 미리 공고해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도쿄에서 자가 운전으로 방문할 경우 슈토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며, 전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JR 동일본 소부혼선을 타고, 나리타선 종점 나리타공항 역에서 하차하거나 또는 케이세이 전철본선을 이용해 나리타공항 역에서 내려 노선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